[07.03(수)] 이탈리아 21일째 - 모짜렐라 치즈 만드는 과정 견학
Fattoria Lucciano 농장에는 아들이 두 명인데 자기 할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첫째 아들 Mario는 낙농 사업을 맡아서 일하며, 더 잘 생긴 둘째 아들 Daniele는 포도주 사업을 맡아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30일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 포도주 만드는 과정 체험을 신청(이곳 숙박객들에게 제공)하면서 치즈 만드는 것도 보고싶다고 했는데 어제 마리오가 오늘 아침 10시 반에 보여주겠다고 해서 아침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시계만 들여다 봤다.
매일 아침에 농장을 한 바퀴씩 돌아다니며 샅샅이 눈여겨 봐왔기에 이젠 이곳도 빠꼼이다.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한 건 아닌지 염려가 되어 의기소침해하면서 쭈삣거리며 치즈 만드는 건물 앞에서 10시 반부터 서성거렸더니 조금 있다가 들어오라고 한다.
나도 음식을 배운 사람이라 국내에서도 이런 곳에서는 위생상 엄격하게 통제하기 때문이다. HACCP 인증을 받은 업체를 운영하는 선배가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었는지 HACCP인증된 음식은 눈감고 먹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조심조심 들어갔더니 역시 내부는 깨끗하였고, 우리가 술을 빚을 때처럼 모든 기구를 수시로 깨끗하게 유지하며 작업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먼저 내게 위생조치를 하였고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구경하면서 설명을 들었다.
마리오는 아침 5시 반쯤부터 무려 8시간 정도에 걸쳐서 모짜렐라 치즈를 만든다고 한다. 만드는 양은 약 35Kg 정도의 치즈가 나오는데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마리오와 직원 1명이 이곳에서 키우는 젓소 40마리에서 짠 우유로 주 5일 동안 매일 치즈를 만들며 이들은 매점을 통해서 바로 판매가 된다고 한다.
내가 참관할 때는 이미 우유를 응고시켜서 일부는 소금물에 잡아 늘리는 과정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응고된 상태로 한쪽에 놓여져 있었다.
마리오가 조그만 막대기 하나를 손에 쥐고 모짜렐라 치즈를 잡아 늘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치즈가 수분을 적당히 머금도록 한다고 설명하였다.
완성이 되었는지 치즈가 든 통을 기울여 밑으로 치즈를 뽑아내기 시작하였다. 압착되면서 홈으로 동그랗게 치즈가 만들어져 나왔다. 치즈에 염분이 있기 때문에 물 속에 1시간 정도 담가놓아 염도를 떨어뜨린다고 한다.
아쉽지만 작업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그 정도까지만 참관하고 나왔다. 만드는 과정에서 조금 잘라주는 모짜렐라 치즈를 맛보았는데 아직 염분을 머금고 있어 짭짤하였지만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은 다른 모짜렐라 치즈와 비교할 수 없는 듯 하였다. 짧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평범한 이탈리아 가족의 가업이 4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건장한 청년 두 명은가문에 이어져 내려오는 가업을 기쁜 마음으로 계승하여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2024. 7. 3 - 이탈리아 Borgh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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